사랑하는 사람냄새

2013.09.23 정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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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냄새(215)2013.5.11.토

 

오늘 따라 화장실에서 찌른내가 매우 심하게 난다.

한 아이가 오줌 누러 간다면 우르르 가는 아이들의 특성이겠지.

급하게 누다보면 여기저기 튀어서 그러겠지

누가 더 빨리 누나 시합하다 보면 흘리겠지

엄마 떠나 처음 누다보면 실수하겠지

그런 아이들이 들락날락 하다보면 냄새도 나겠지

 

그래서인지 찌린내는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일군들의 냄새이다

그래서인지 물을 붓고 치우는 대도 빙긋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인지 그 아이들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소리내어 웃어본다

 

사랑스런(미운) 아이 떡 하나 주는 경우는 허다하다.

예배시간에는 신나게 놀다가 다 끝나면 와서 간식 달라고 하는 아이

그래도 좋다 “코코아 한잔 마셔라”

그러고 내일 예배드리자고 하니 “시간이 없어요”

그래도 좋다 “내일 만나기를 바란다”

 

여름철 연래행사 처럼 사내아이들 발에서 나는 꼬락내는 면역이 되었다.

냄새가 나도 좋다. 너희들이 예수님을 믿기만 해라.

냄새가 나도 좋다. 너희들이 자라면 그 냄새를 너희 또 맡을태니까.

 

그렇고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교회

흠 인 것 같기도 하면서 흠이 아닌 것을 지닌 그런 교회

뭐라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도 만나면 보듬어 주고 안고 가는 교회

그래서 나는 정리정돈이 잘 돼 있는 백화점 같은 교회 분위기 보다, 정감이 있는 시골장터 같은 교회 분위기이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외형도 초가지붕에 물레방아 돌아가고, 항아리가 둘러 있고, 시원한 등나무 그늘에서의 차 한 잔...

다들 돌아가고 조용한 이 시간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하셨어요,

그렇구나, 예수님은 곧 오십니다, 예수믿으세요” 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본다.